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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주는 장사하지마라.

[태전동]  [외식·음료 > 일반음식점]
axcf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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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2 13:14
조회 5,300 좋아요 6 차단 신고
중학시절부터 집이 운영하는 가게 도와주면서 간간히 용돈 조금 벌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공고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나는 공부가 하도 싶어서 관두고 바로 인문계로 전학을 갔다. 거기서 열심히하고 성적을 유지해 원하는 학교, 학과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학비는 장학생이라 괜찮았지만 편모가정이라 내 생활비는 해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게 놀이공원(E월드)의 치킨매대였고 주말이나 연휴에 고액으로 일급을 받으며 했다. 반년이되고 나는 방학동안 친구가하던 야간편의점알바를 이어받아서 했다. 이동안은 평범했었다.
다시 대학에 들어온지 어연 1년, 나는 여태동안 갔었던 일본인이 운영하는 가게의 일본어로 된 구인공고를 읽고 바로 알바로 들어갔다. 여기서 1년동안 나와 오너(겸 셰프)랑 단 둘이서 제자인 듯, 아니면 사용인(알바)인 듯 지냈다. 일본어를 배우고 요리를 배우고 시사나 국제사정을 배우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몸이 나빠져 휴학을 하게 되며 2년넘게 알고 지낸 일본가게와 떨어지게 되었고 작별을 고하고 본가로 돌아왔다.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위해 모았던 적금을 쓰기로 했고, 그 가게덕분에 늘은 일본어 실력은 빛을 냈다.
그러나 형이 전역을 하면서 생활비부담은 늘었고 나는 여기에 이력서를 공개하며 아는 사람들에게까지 부탁해 알바를 찾았다. 전화가 계속 오던 중, 한 백화점의 일식당이 홀담당을 구한다며 내 이력이 확실하냐고 물었다. 나는 기대를 갖고 그곳에 가서 면접을 봤다. 인테리어는 충분했다. 하지만 나는 메뉴판과 그 음식들을 보고 나같은 한낱 알바마저도 알 정도로 유감스럽게도 전혀 일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메뉴명과 음식을 대조했을 때, 소비자가 막말로 이딴 것에 일본식이라며 돈을 주고 먹음에 어이가 없었다. 소재를 생각했을 때 조리방법은 또 어찌나 신랄하던지... 문제점을 메모해보니 끝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정리해본 건 이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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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각 메뉴별로 구성을 손님이 알기 쉽게 변경
- 메인디쉬의 위치와 부식들과 사이드디쉬를 고객이 파악하기 용이
> 다른 메뉴에 의한 재방문 유도와 고객이 재방문했을때 다른 메뉴를 시키도록 유도
- 그림(혹은 사진)을 통한 가시성 증가, 주방과 홀의 메뉴파악에 용이
> 오래 일하지 않아도 쉽게 파악(신업무자의 원활한 교육 가능)

2.메뉴별로 "어울리지 않는" 부식의 제거
- 모든 고객의 개인취향을 맞출 수 없으므로 과감히 줄일 필요성
> 필요한 분에 한해서 제공함
- 소모량이 엄청난 것에 반해 샐러드의 인기가 저조한 것을 고려, 그리고 신객이 대부분인 점포에선 더더욱 남기 쉬움
> 단골만으로 구성(70%이상)이면 상관이 없지만 신객으로만 이루어질 것이 다분한 백화점의 특성상, 포기하는 편이 점포에 도움
- 스시에 초생강(혹은 복신지)가 부식으로 옮겨지면, 맛을 해칠 위험도 적음
> 애초에 같이 먹는 부식이 아니다.

3.몇 메뉴의 사이드디쉬화&세트 분리(추가요금 발생=기존의 가격)
- 카츠류, 프라이류, 텐푸라류의 경우 메인만이 의미를 가지고 사이드가 전혀 필요없는 경우에 시킬 수가 없음
> 각 테이블별 가격상승 유도, 기존의 고객도 유지가능, 주방 업무 감소
- 밥과 국을 제거할 필요성이 있음(메뉴판에 아래에 세트가격을 별첨함)
> 메뉴판에 단품의 경우 밥과 국 및 부식 일절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첨가
>> 설명의 부재에 의한 컴플레인시, 메뉴를 똑바로 읽지 못한 고객의 잘못(;)

4.장어메뉴를 분리시켜서 디너만으로 돌림
- 바쁜 점심에 확실하게 주방의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음
- 어차피 점심에 안 나간다고 두는 것보다 과감하게 버릴 필요성이 있는 카드
> 점심 고객의 일부를 저녁시간대로 돌리는 것이 가능함과 동시에 동일영업일에 같은 고객의 재방분확률 상승
- 디너의 고급화가능(사이드메뉴에 따른 시너지효과 기대)

5.주방 휴식시간 및 스탭 교대
- 16:00~16:30
> 주방 휴식시간이지만, 실질적으론 '오더를 받지만 식사를 내지 못 하는 상태'로 만들어 간소화(영업중이긴함)
- 웨이팅 고객께 물 또는 매실차 제공
- 홀과 주방의 스탭교대시간
> 고객의 식사시간을 맞출 수 있음
> 점내 교대시간으로 운영
> 스태프의 인원은 늘어나지만, 개인별 근무시간과 급여하락
>> 희망자에 한해서 풀로 돌 수 있게 조치(대신 이 시간동안 쉬어야함=어차피 업무가 적어서 체력관리 가능)

6.각 메뉴별 문제점
- 연어덮밥
> 타르타르는 연어 밑에, 연어위엔 와사비와 양파(0.3mm)만 있어도 충분, 깨는 무조건 없애야함(연어 자체로 기름기가 심한 음식인데 타르타르에 산미가 강하거나하지도 않고 레몬도 사용하지 않음)
- 장어구이
> 기껏 잘 구운 장어에 왜 이상한 つけもの를 올리는 건지 이해불가(소재의 맛을 죽여버릴 수 있음)
- 카츠류
> 튀김옷을 제대로 커틀릿용으로 사용할 거면 지금보다 얇게하고 고기는 두드린 것이 아닌 걸로 두껍게 할 필요성(g수는 유지)
>> 고기가 두꺼우면 양이 적어보이지만, 먹고나면 이제 고객들은 이해를 할 것
- 스시류
> 만들 때 손에 소금 확실히 뭍입시다. 고객들 드시는 거 보니까 자주 뭉겨집니다.
- 나가사키탕면
> 빼야함, 이것'만' 찾는 고객이 있어 가게를 들리지 않게 될 경우는 가게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함(메뉴 하나로만 입맛을 잡는것에 부끄럽지도 않은지)
- 전체적으로 만원~만이천원하는 가격을 생각하면 음식이 첫입에 자극적인 것이 아닌, 세네번 째 먹었을 때 "아, 맛있다."라고 느껴져야 할 필요성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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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팔고 남기만하면 될 장사가 아니라 음식점이니 더 신중을 가하고 주방과 홀이 소통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반해 내가 한낱 알바에 전문적이지 못하단 이유로 무시를 하는 그 위에서 깔보는 것이 전제인 말투는 기분나쁘다 못해 속에서 뭔가 올라올 정도였다. 그리고 일하는 곳의 기본적인 레시피나 조합도 신경 안 쓰는 다른 스탭들의 태도또한 실망스러웠다. 나와 맞지 않았고 나는 이곳을 저평가하고 싶다. 오너가 제대로 되지 못할 경우에 어떤 사단이 나는지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방금 그곳에서 4일을 못 버티고 근무를 포기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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