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바 알아보시는 젊은 여성분들께 제 경험이 도움이 될까 싶어..
그리고 그 분들께서 조심하셔야 할 점들 몇 가지 짚어드리고자
글 몇줄 올려봅니다.
가방줄은 나름 긴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 경험이라고는 나이에 비해 너무나 부족했던 제가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곳이
화장품 회사에서 운영한다는 강남의 피부관리샵이었습니다.
당연히.. 이곳, 알바 천국에서 찾아보고 간 곳으로
초보자도 너무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전화예약 업무로 시급 5천원에
오후 1시부터의 이르지 않은 출근시간이 마음에 들어서
당장에 전화드리고 면접을 보러 갔었습니다.
처음에는 젊고 예쁜 여자분들만 있고 깨끗한 사무실 같은 좋은 업무 환경에
여자로서 초보 알바생으로서 마음이 놓이고 너무도 만족했었습니다.
전화 예약업무라는 것도 사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무작위의 번호에 전화를 걸어 듣고 싶어하지 않는 분들께 이벤트에 당첨되셨다며
샵에 발걸음하도록 종용하는 작업이었지만,
시급 4천원 받으며 설겆이니 청소니 하는 것보다는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서 전화만 돌려대는 편한 작업이라 그다지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2틀째 되던 날부터 '전화만 돌리는 쉬운 작업'이라는 부분이
점점 부담스러운 조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알바시간 5시간동안 '예약을 잡았느냐'고 30~40분에 한번씩 묻기 시작하고
예약을 잡지 못하면
알바생으로서 돈을 받아가는 사람으로서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느니
당컨(당일 손님이 오시는 예약을 잡는 것을 뜻함)을 해야 한다느니
목소리를 더 명랑하게 크게..
앉은 자세를 바로하고
손님이 당일날 받을 수 있는 추가혜택을 강조하라
..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당연히 부담감이 쌓이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목 상태도 나빠지더니 나아지질 않더군요..
그러더니 급기야 제 옆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분은
일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제부터 나오지 말란 소리를 듣고야 말았습니다.
'우리랑은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잘리기는 했지만
잘린 날도 그 전날도 1명씩 밖에 예약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이 너무나도 분명했습니다.
게다가 너무나 기가 막혔던 것은 잘리기 바로 전날 즈음 계약서 비슷한 것에
이름을 적고 사인을 해야했는데, 거기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이든 직원이든 일한 달 다음달 18일에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과
일한 내용에 따라 20%의 급여 차감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할 당시에는 예약인원수에 따라 잘릴 수 있다거나 하는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부분이었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는 했지만
이만한 일자리도 없으니 열심히 일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던 저희 알바생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7월 초일에 잘린 제 옆자리의 그 분은
할 수 없이 8월 18일까지 시급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된 겁니다.
저 또한 그 일이 있은지 몇일 후 문자로 난데없는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샵에서 그토록 좋아라하는 당컨을 바로 전날 잡은 터라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목 상태가 갈수록 나빠져만 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안심도 되었습니다.
알바의 좋은 점은 아마도
적은 돈이라도 일한 후 바로바로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저는 뭣도 모르고 아무것도 아닌 듯이 보였던 복사용지에 싸인을 했기에..
7월 4일에 잘렸지만 그 달 18일이 되어 알바비를 받기만을 고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대하던 18일이 되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입금이 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저녁 7시쯤 제 실장님이셨던 분께 전화를 드렸더니
일한 다음 달에 보내주기 때문에 8월 18일까지 기다려야 알바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6월 후반부터 일하고 7월에는 2틀만 알바를 했기에
당연히 7월에 받는다고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이가 없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알바비를 잘린 그 날이 아니라
몆주 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억울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 다음 달 18일까지 기다리라니 ...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럼 6월에 일한 분량의 시급은 오늘(7월 18일) 받고 싶다고
연락을 했더니 아주 못마땅한 말투로 처리해 주겠다며 전화를 끊어버리는 겁니다.
그래도 함께 일했던 분의 말이라 믿고 기다려보자는 생각이 들어 기다렸는습니다.
그런데 2시간 반을 기다려도 감감 무소식이라
어떻게 되는 건지 다시 실장님이라는 분께 연락을 드렸더니
이번에는 전화를 아예 안 받으시는 겁니다.
불안해져서 그쪽과 관련된 전화란 전화에는 모두 연락을 해 보았으나
도무지 통화를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러다가 제가 알바를 구할 때 '알바천국'에 기재되어 있던 번호 중 하나와
겨우 연결이 되어서
'알바비가 들어오지 않았으니 넣어달라',
'큰 금액도 아닌데 얼굴 붉힐 일 만들기 싫다',
'그곳을 거쳐간 알바생 4~5명과 함께 조치를 취하겠다'
등의 하고 싶지 않던 소리를 하고서야 겨우 입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알바비라는 것이 이렇게 어렵게...
불안하게 받아내야하는 것인지는 전 정말 몰랐습니다.
게다가 6월 22일부터 30일까지 5시간씩 일하면 7일x25000원=17만5천원
...을 받아야 하는데,
처음 간날 1시간은 연습시간으로 소요가 되니 제외되고
17만원을 받게 될 줄 알았더니 16만 5천원을 보내주셨더라고요.
그래서 또다시 실장님이라는 분께 연락을 해서 물었더니
제게는 말할 틈도 주지 않으시며 '예약을 잡아내지 못했다'느니
'예약을 잡은 분들이 하나도 내점을 하지 않았다'느니
'계속 늦게 일하려 왔다'느니 하며
원래는 계약서대로 20% 차감하고 줘야할 걸 5천원만 깎았다는 겁니다.
애초에 예약 인원수 대로의 시급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시간당의 시급으로 말을 맞췄던 건이었고,
늦게 도착한 날은 언제나 더 늦게까지 추가로 일하고 갔다는 말은
아예 듣지도 하지도 못하게 자기 할 말만 하고는 바쁘니 전화를 끊는다며
또 뚝하고 끊고는 다시는 전화를 받지 않더군요.
7월에 일한 단 2틀이지만 열심히 일한 10시간의 급여 5만원이 과연 제대로 나올까...
벌써부터 8월 18일의 악몽이 그려지네요.
몸 좀 편하자고 선택한 알바자리였는데..
처음에는 너무나 만족스럽게 시작했던 곳이라서 인지
더더욱 마음이 마구마구 갈린 느낌입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려 알바를 구하는 그 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차라리 스타벅이나 편의점이나 던킨 쪽으로 일말의 망설임없이 갈 거예요.
적어도 그곳에서는 이상한 계약서에 싸인시키거나
알바비를 다음 달에 준다거나 이유없이 깎아 지급하지는 않겠죠.
그리고 매일 스팸이나 다름없는 전화를 돌리며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하지 않아도 되고
나를 귀찮게 하는 실장의 잔소릴 듣지 않아도 되고...
정직하게 일하고 돈 버는 기분일거예요.
저는 그나마 나이가 좀 있어 실장님에게 항의하여 이번 달에
알바비를 받아냈지만, 제가 일할 당시만 해도 대학교 새내기의 어린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부디 그 분들이 큰 피해 당하시지 않고 무사히 알바비 받아가실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 어떤 계약서에(제 아무리 별거 아닌 듯이 보이는 종이 1장이라도)
섣불리 싸인을 하거나 이름을 적어주면 안 되겠다고 ..
깨닫고 배운 점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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