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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떻게 하면 도우미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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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터넷에서 우연찮게 보고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구단의 홈페이지에 올라오기도 하고 중간에 급하게 구하게 될 때에는 알바천국과 같은 포털사이트에 구인 공고가 올라옵니다. 저는 갑작스럽게 생긴 공석을 채우기 위해 올라온 구인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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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트걸이라, 특이한 알바인데 지원하게 된 동기가 있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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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분들에게도 야구가 정말 인기가 많잖아요. 저 역시 야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집이 인천이다 보니 평소에 sk와이번스 팬이었는데 때마침 sk와이번스 배트걸을 구하고 있더라고요. 저 또한 그때 오전에 학원만 다니던 휴학생이라서 오후에 진행되는 야구경기에 아무 지장 없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지원 자격에 ‘무용과, 관련업무 경험자 우대’라는 문구가 있더라고요. 사실 배트걸하면 키 크고 늘씬하고 예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새겨져 있잖아요. 저는 키가 큰 편도 아니고 전자공학과라서 지원이 많이 망설였었어요. 근데 왠지 지원을 하지 않으면 후회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갑작스런 공석을 채울 사람을 뽑는 거라서 이런 요소들이 크게 적용되지 않을 것 같아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
[Q] 배트걸이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
야구장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차요원들, 매표요원 등 경기시작 전에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은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와서 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배트걸은 경기 중에만 일을 하기 때문에 경시 시작 1시간 전에 와서 유니폼으로 갈아입습니다. 유니폼이라 하면 핫팬츠에 운동화, 구단레플과 구단모자, 안전모자 이렇게 간단합니다. 유니폼으로 갈아 입으면 오늘 경기에 사용될 야구공, 로진, 심판님께 드릴 물, 수건 등을 준비합니다. 배트걸은 총 2명인데 각각 경기시작 5~10분전에 1루와 3루에 위치해 있어야 합니다. 경기가 시작이 되면 선수들이 공을 치고 놓고 간 배트를 주워와 제자리에 놓는 일을 합니다. 또한 경기 중 심판님이 갖고 있는 공이 다 떨어지면 매 공수교대 시간마다 달려가 심판님께 여분의 새 공을 드립니다. 그리고 투수들이 로진을 다 사용하면 새 로진으로 교체해주기도 하고 파울이 된 공을 줍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들 외에도 타자들이 볼넷을 맞게 되면 장착하고 있던 보호대를 풀고 출루를 하게 됩니다. 저는 그 보호대를 받고 선수들의 덕아웃에 가져다 놓습니다. 또한 안타를 치고 나가면 선수들은 보호대를 1루와 3루에 위치해 있는 코치님들에게 드립니다. 그런데 만약 선수들이 계속 안타를 친다면 코치님들은 그 보호대를 다 갖고 계셔야 하기 때문에 저희 배트걸들이 코치님들에게 달려가 그 보호대를 받고 다시 덕아웃에 가져다 놓습니다. 저희 배트걸들은 1루와 3루에 위치해 있는데 1루는 sk와이번스 선수들이 있는 덕아웃 옆에 있어서 sk와이번스 선수들의 배트를 가지고 오고 3루는 원정팀 선수들이 있는 덕아웃 옆에 있어 원정팀 선수들의 배트를 가져 옵니다. 1루 배트걸은 위에서 언급한 심판님께 공 가져다 드리기, 로진 교체 등 하는 일이 더 많아 3루 보다는 더 힘듭니다. 경기가 끝나면 주운 공들과 남은 새 공들, 부러진 배트, 다 사용한 로진 등을 정리하고 배트걸의 임무는 마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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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급과 근무 환경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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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sk와이번스 배트걸로 일을 했기 때문에 sk와이번스 기준에 맞춰 말씀해 드릴게요.(다른 구단의 시급과 근무 환경은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급여는 시급으로 따지지 않고 일급으로 따져서 하루 38000원입니다. 경기가 매일 있는 것이 아니라 매 월요일은 경기가 없어 쉬고 한 달에 평균적으로 11~12경기 정도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이 급여는 한달 단위로 받게 됩니다. 근무 환경은 야구장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배트걸은 각 팀 덕아웃 옆에 통로가 있는데 그 통로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습니다. 또한 쉬는 시간이나 경기 시작 전에는 상황실에서 다과를 먹으며 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식사! 저희는 경기 전에 꼭 밥을 먹습니다. 경기 중에 계속 뛰어 다녀서 정말 배가 고프거든요. 야구장 내에 구내식당이 있어서 마음껏 식사를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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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트걸 알바의 장점과 단점을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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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이라 하면 당연히 야구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저는 야구를 정말 좋아해서 매 경기마다 즐거움의 순간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그 어떤 비싼 좌석보다도 생생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단점은 체력적으로 정말 힘이 듭니다. 경기가 평균적으로 3~5시간 정도 진행이 되는데 이 시간 동안 계속 뛴다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아르바이트 첫날 한 경기를 뛰고 그 다음날 온 몸에 알이 배기는 느낌이 들면서 엄청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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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트걸이면 체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갖추어야 할 자격은 무엇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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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갖추어야 할 자격은 없는 것 같아요. 자신이 잘 뛴다고 생각하면 지원 가능하실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체력은 필요합니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평소에 운동을 안 하는 편인데 갑작스럽게 배트걸 일을 하면서 뛰게 되니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겨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매 경기마다 심판님께서 부르시면 곧바로 뛰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도 필요하고 야구에 대한 어느 정도의 규칙은 알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파울인데 파울인지 모르고 배트를 가지고 온다면 참 난감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다시 배트를 선수에게 가져다 줘야 하고 그 선수의 집중력을 방해 할 수도 있을뿐더러 경기의 진행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배트걸의 자격은 체력, 집중력, 야구규칙 이 세가지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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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미있는 알바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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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위에도 말씀 드렸지만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뛰니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겼습니다. 정말 걷는 것 조차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경기가 있으니 뛸 수 밖에 없었어요. 아픈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뛰는 모습이 이상했습니다. 제가 그날 1루를 맡았는데 어느 팀의 코치님께서 제가 뛰는 모습이 웃겼는지 3루에 있던 배트걸에게 제 뛰는 모습을 흉내 내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이 방송으로 중계가 되면서 너무 웃겼습니다. 공수 교대가 바뀌는 시간에 그 코치님께서 1루쪽으로 뛰어 가시는데 저를 보시면서 또 제 뛰는 모습을 흉내내시더라고요. 창피하기는 했지만 정말 너무 웃겼습니다. 흔히 코치님들께서는 그런 모습들을 잘 안보여 주시는데 그 분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즐거움을 주셨고 정말 좋아지게 되는 코치님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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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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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일하면 뭐 배우거나 느끼는 것이 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저는 자신 있게 ‘열정’을 배울 수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리 많은 점수차가 벌어져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서 저는 열정과 끈기를 배웠고 ‘정말 프로란 저런 거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제 꿈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갖자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욱 노력해서 내 분야에서의 프로가 되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꿈에 대해 포기하지 마시고 끈기와 노력, 열정을 갖고 최고의 프로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배트걸이 아니더라도 관중들의 환호와 열기가 가득한 야구장에서의 아르바이트 꼭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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