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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경험담입니다. 마포갈XX 알바 3개월
youi0***
2013.12.28 21:15
조회 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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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입니다. 재미 없어요. 근데 꼭 푸념하고 싶었던 겁니다. 솔직히 처음 올리는 거라 뭐라고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그냥 호구 같은 제가 일한 경험담입니다. 말 그대로 경험담이요...
절대 며칠 하고 그만두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엔 제가 최고참이 될 정도로 오래 일했습니다. 근데 최고참 경력이 3개월... 아니 이건 천천히 이야기할게요.
저는 수원의 모 처에서 마포갈XX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음식점은 처음이니 일단 뭐든 시키는 대로 열심히했죠. 근데 일한지 2주만에 제가 최고참 비슷하게 됬습니다(최고참은 저보다 1주일 먼저 온 여자분). 알바생 3명...이라고 하면 음식점이 꽤 크다는 거 아시죠? 주방이모 둘에 평일 알바생 세 명, 주말 알바생 세 명. 네. 손님 더럽게 많았습니다. 밥 한 술 먹다가 손님 와서 숟가락 내려놓고 일하러 가고... 솔직히 밥을 진득히 앉아서 먹어 본 적이 거의 없네요.
밥 때문이냐고요? 아니요. 밥 먹는 동안 일해도 밥 먹은 시간은 밥 먹느라 쓴 시간이니까 절대 그 시간 돈 달라고 하지 말라는 주인때문입니다.
밥 먹는 동안 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밥 먹어도 일하거든요(밥 먹는 시간보다 손님 때문에 왔다갔다하는 시간이 많아요..). 그래서 당연히 근무 장부에 밥 먹은 시간도 포함해서 썼죠? 근데 뭐라더라.... "밥 먹는 시간을 왜 써! 예전 애들은 말이야... 그런 짓 안했어! 어디서 손버릇만 나빠가지고... 당장 고쳐!"라는 겁니다.
...네? 저기... 뭐라고요? 일하지 않은 시간을 쓴 것도 아니고 밥만 먹은 것도 아닌데... 무조건 쓰지 말라더군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그럼 밥 먹는 시간 안 쓸 테니까 밥만 먹어도 되냐고 우스갯소리 비슷하게 했더니만 손님이 먼저지 밥이 먼저냐고 묻더군요. 어쩌라는 거야...대체...
근데 저란 인간...아닌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밥 먹을 때 손님 안 올 때만 그 시간 빼고 밥 먹을 때 손님 오면 밥 먹는 시간도 쓰고 갔습니다. 그러니까 네가 뭐냐고 소리치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식사 중에 주방이모들 식사 하시라고 상 내가고 고기 내가고 음식 내가는 것까지 전부 했는데. 억울하더군요. 그래요....밥 먹는 시간은 둘째 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원래 월화수목 일하다가 거기 주방이모 한 분이 그만두시는 바람에 집에선 요리라곤 손 까닥도 안하는 제가...홀서빙으로 알바하러 간 제가 주방일도 배웠습니다(사실 달리 할 사람도 없음). 냉면 만들고 국 끓이고 고기 해주고 비빔밥... 솔직히 이모님들 사장님 사모님 전부 저 꽤 좋아해주시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전화만 하면 튀어나오는 알바생이니 당연히 좋아했겠죠...)
원래 월화수목 오후6시~오전0시까지 일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일이 더해졌습니다. 당연하죠... 계속 사람이 나가는데 채워질 사람이 없으니 전화하면 튀어나오는 호구같은 저한테 일을 시켰거든요.
정말 중간부터는 월화수목금토일 오후6시~오전2시 마감까지 일했습니다. 솔직히 학교 수업이 오전 9시~오후 5시인데다가 자취해서 사는 지라 집안일 하고 과제하면 거의 이틀에 한 번 잤습니다. 그래도 열심히했죠. 음식점 치고는 겁나 적게 주는 거지만 그래도 시급이 5천원이래^^하고 호구처럼 일했네요.
솔직히 일은 많이 시켜도 월급은 꼬박꼬박 잘 줬거든요... 그건 정말 감사했습니다.
뭐 같이 일하는 사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자기 술 약속 있다고 마감 못한다던가 기숙사 산다고 마감 안해주고 음식물 쓰레기부터 뒷정리까지 제가 다 하는 것도 불만은 없었어요. 상황에 불만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짜증나긴 해도 짜증나는 거지 알바생끼리니까 서로 힘든 거 다 아니까요. 근데 정말... 진정한 진상은 주방큰이모(사장의 엄마되시는 분)랑 알바생들이 아버님이라 부르던 남자였습니다. 부를 호칭이 없어서 아버님이라 불렀지 사실 사장의 아버지 되던 분인데.... 정말 그 두 사람이 알바생들을 아주 잡더군요(같이 일하는 알바 언니오빠한테 분노하지 않은 이유가 그분들 때문인듯).
마늘 갯수가 적다고 훈계하지를 않나(마늘 좀 적으면 더 갖다 주라 하면 되는 거지 왜 혼내는 건지 다들 이해 못함...) 쌈장, 간장, 계란 적다고 혹은 너무 많다고 잔소리가 아니라 '훈계'하고 소리치는 건 일상이고 손님이 너무 와서 만석(4인석에 5명 앉았는데도 자리가 꽉 참)인데 손님 내보낸다고 소리치질 않나, 손님이 많아서 상이 좀 늦었다고 너 일 하는 거 맞냐고 짜증내지를 않나....
제일 어이 없었던 건 자리가 꽉 찬 상태에서 손님이 오길래 죄송하지만 자리가 꽉찼다고 말하려니까 그 남자가 잠깐만 손님 세워두라고 해놓곤 기존에 앉아있던 손님보고 다 먹었으면 나가라고 하더군요. 순간 기다리던 손님도 앉아있던 손님도 알바생도 전부 어이상실.
제가 최고참이 될 때까지 평일알바 주말알바 그 두 사람때문에 다 나갔습니다. 교채된 알바생만 6명? 저까지 7명... 제가 3개월동안 본 것만 이 정도니 뭐... 말 다한 거죠.
았싸리 말이 최고참이지 제가 최고참 되었을 때 경력이 고작 2개월이었습니다. 2개월인데 평일주말주방이모 총 틀어서 최고참..... 근데 최고참은 전데 알바생 중 제일 어린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이 무슨 언어도단...
나이가 어리니 최고참이어도 누구한테 일 떠넘길 수가 없어서 결국 최고참인데 신입보다 더 일했습니다. 언니오빠들이 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제가 마감 맡고, 주방큰이모 성격이 사람을 좀 열받게 하는 성격이라 다른 언니오빠들한테 화 내면 옆에 가서 말리고....(근데 억울하게도 정작 저랑 이모랑 싸우면 아무도 안 말림)
열심히 일했으니 끝마무리도 잘 하자 싶어 '제가 이러이러하니 언제까지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라고 11월 중순부터 말했습니다. 저보다 좀 늦게 언니오빠들도 그만두겠다고 말하더군요. 전 당연히 제가 먼저 그만둘 수 있을 줄 알고 작별인사도 미리미리 했더니만... 평일 언니오빠들 다 그만둘 때까지 제 후임은 안 구해주시더군요.
문제가 있어도 잘 지내보려는데... 정말 충격이더군요. 그러면서 "00아 네가 이해해, 네가 고참이니까 새로오는 애 가르쳐주고 가렴^^"막 이러는데.
정말 육성으로 대놓고 "ㅋㅋㅋㅋㅋㅋㅋㅋ"을 내뱉었습니다. 확실히 제가 자타공인된 호구이긴 한데 진짜 이만큼 호구로 취급받을 줄은...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물었죠. "그럼 저 3개월 지났는데 시급 올려주실 거에요? 사장님(사모님이었나? 이건 기억 안 남) 말마따나 제가 최고참인데다 2014년 최저시급도 오르는데..."하고 말꺼내니 그건 가게 사정이 나쁘니 안 된다고 하더군요.
ㅋㅋㅋ 웃기더군요. 가게 매출이 주변 가게를 통틀어서 최고인뎈ㅋㅋ 제가 발주랑 다른 알바생들한테 일도 가르쳐주다보니 자연스럽게 매출을 알게 되는데 절대 적지 않아요. 가게 만석 나는 것도 하루 걸러 하루에 그런데다.... 무슨 날만 되면 가게가 하루종일 초ㅋ만ㅋ원ㅋ 아 정말... 그런데 뭐? 매출이 안 좋으니 월급인상 안 됨? 육성으로 뿜고 집에선 울었습니다.
월급은 둘째치고 그 무렵에 사건이 터졌는데, 맨 처음에 말한 그 '밥 먹는 시간을 알바 시간으로 넣을 것인가'가 세 번째로 터졌고, 알바를 10분, 15분, 20분 더 한 것은 알바비로 안 쳐주면서 덜한 건 딱딱 제외하는 걸 태클 건 걸로 싸웠습니다. 그것 말고도 여러가지가 이리 저리 짬뽕된 사건이 있었어요.
그래서 더 이상 일 못하겠다고 말하고 그만뒀습니다(12월 20일). 솔직히 11월 중순(11월 14일이던가 17일이던가?)부터 그만둔다고 말했는데 그때까지 사람 못 구한다는 건 말이 안 돼죠. 구할 마음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전 분명 법적인 사항도 지켰겠다 딱 잘라 나왔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그 다음날부터 가게/주방큰이모/사모 번갈아가며 전화 폭풍을 하더군요.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대충 전화내용은 "네가 그러면 안 되지." "이건 예의가 아니잖느냐", "너 예의도 모르는 망할 년" 이런 내용입니다. 정말.
아... 이거 잘못하면 알바비 안주겠구나 싶어서 괜히 말로 질질 끄느니 2주 뒤(1월 3일)에도 알바비 안 넣어주면(급여일이 매 월 말) 그냥 조용히 말해보고 안 되면 노동청에 신고해야지 싶었는데 계속 "너 왜 그러냐" "이딴 식으로 밖에 못하냐"고 전화오다가 어느 날 뚝 끊기더군요.
그리고 오늘 늦은 오후에 문자가 왔습니다. 31일까지 전화하고 가게로 오라고. 그래야 알바비 주겠답니다. 무섭네요. 장담컨데 멱살잡히고 알바비 제대로 못 받을 것 같습니다. 여태껏 나쁘게 끝내고 나간 언니오빠들의 끝이 그랬으니까요...
저란 인간 정말 자타공인된 호구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까고 말해서 협박전화 비슷한 거 받다가 "며칠까지 와라 와야지 알바비 준다"고 하면 무섭지 않은 사람 어디있습니까.
제 처신이 미약했던 것도 미약했던 거지만 정말 끝까지 쪼잔하게 구는 그 집안...너무하네요. 그냥 푸념을 하고 싶었습니다. 호구같은 저 자신에게 정말 짜증나네요. 차라리 좀 더 빨리 그만둘 걸 그랬습니다. 차라리 여자라고 무거운 거 못 든다고 내숭이라도 떨어볼 걸, 피곤하다고 마감 못하겠다고 투정부려볼 걸, 차라리 알바 진상이 될 걸...하고 후회중입니다.
그냥 일 잘한다는 소리 들으면서 일하는 게 즐거웠을 뿐인데 너무 묵묵히 일 열심히 하면 호구가 됩니다. 사장도 알바생도 서로서로 잘하고 서로서로 좋으면 안 되는 건지... 벌써 알바 경력이 3년째인데 참 저번 일은 사장네 가족이 진상이었네요...
제 푸념을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좋은 알바자리 구하시고 좋은 사장님 만나서 일하시다가 좋은 자리에 취직되시길 바랍니다. 몹쓸 푸념 죄송합니다. 달리 다른 곳에 올릴 만한 데가 없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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