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얼마 전 반포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문제의 소지를 생각해서 정식 상호나 위치까지는 언급않겠습니다.
그냥 다른건 다 제껴두고 본론만 말하겠습니다... 그래도 길지만
집에 갑작스런 일이 생겨 며칠 안에 갑자기 일을 그만두어야
하게 되었고, 저는 어제 그 말을 실장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실장은 많이 서운하고 갑작스런 일이라 실망도 한 듯 했지만
이내 수긍하고, 그렇게 하도록 확인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사실이 너무 미안해서 정말
저도 지금 집안사정이나 그런 문제 때문에 많이 힘들지만 참고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숙이고, 다른 사장들 같으면 그 상황에서
오히려 "어쩔 수 없지. 힘들텐데, 열심히 살아라" 이런 식으로
격려할텐데 오직 제가 일 그만둠으로써 귀찮아질 것만 생각하고
섭섭하다, 서운하다는 식의 말만 하며 제 기분은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멀쩡히 앉아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실장이 오더니 다짜고짜 저에게 화를 내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책임감이 없느냐, 어떻게 그럴수가 있느냐며 정말
너만은 믿었는데 실망이라고 소리를 치는 겁니다. 심지어는 무슨
제가 계획적으로 이런 일을 꾸민 거라는 말까지도... 대체 뭐가
계획적이라는 건지, 어차피 1달밖에 일 못할 거 미리 알았으면
뻔히 돈도 얼마 못받는 독서실에서 왜 일했겠습니까? 어제까지만
해도 알았다고 한 사람이 갑자기 왜 그러는지, 저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화나는 마음을 억누르며 가만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욕은 하지 않았지만 정말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참기 힘들 만큼 기분 나쁜 말을
계속 했습니다. 그리고는 필요없으니 당장 집에 가라는겁니다.
사실 전 예전부터 어디서 일을 하든, 일은 잘 못해도 성실한 거
하나만큼은 인정받아왔고, 이번 일을 하면서도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실장 본인이 넌 성실해서 어딜 가든 잘해나갈 수 있을거다
그렇게 말할 정도였는데 오늘 와서 사람이 확 달라진 겁니다
그리고는, 이런 식으로 일을 그만두니 자기가 손해본 거라며
알바비도 제대로 다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지금
돈이 궁해서 알바비 문제 때문에 돈 받을때까진 그냥 뭐라해도
참자 하며 넘어갔는데, 이런 마당에는 정말 저도 못참겠습니다.
평소 실장은 학생들을 차별하며(그 차별 기준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한마디로 맘대로입니다) 자리배정을 그 차별기준에
따라 임의로 정했습니다... 독서실 중에 그런곳 처음 봤습니다.
사실 그런 점이야 어쨌든, 전 그냥 알바생이고 처음엔 저한테도
잘해주는 거 같아서 별로 신경 안썼는데... 이제서야 깨달았지만
사람에게 이런 실망과 배신감을 느껴보기는 난생 처음입니다...
제가 뭐 일하기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정말 집안 사정으로
계속 일을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게 된 것이고
언제나 그랬듯이, 당장 그만둔다고 해도 현재의 제 임무에는
충실하자고 오늘도 다짐하며 누구에게도 부끄럼 없을 만큼
똑바로 일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냥 자기가
기분 나쁘다고 사람을 이렇게 모욕을 줄 수가 있는 것인지...
저랑 같이 일하는 다른 총무도 일은 힘들지 않은데 실장 때문에
도저히 못하겠다며 그만둔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독서실을 욕하고 비방하려는게 아니라, 정말 이런 어이 없는,
생전 듣도보도 못한 억울한 경우는 처음이라 도저히 혼자 삭힐
수가 없이 분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정말, 이 글은 한마디
거짓도 없이 제가 겪은 경험담을 있는 그대로 적은 것입니다.
독서실 일은 처음이지만,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은 안할것니다.
마지막으로, 실장은 역시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그렇다, 전부
하나같이 책임감도 끈기도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 미래가 대체
어찌될지 걱정이다... 그런 말을 하더군요. 여러분, 요즘 젊은
사람들이 다 그렇습니까? 전 일할때마다 요즘 젊은사람들 같지
않게 성실하다는 말을 달고 다녔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요즘 젊은 사람들 성실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분명, 그것은
나이든 사람들의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저희들보다
합리적이지 못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냥 그런 식으로 넘기는
것일 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 때문에 많은 이시대의 젊은
사람들이 한큐에 모욕을 당한 거 같군요... 그건 죄송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단
신고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