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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는 지키자. 응? 느낌아니까.

kghcj9*** 조회 6,048

안녕하세요.
이런 글을 적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글에 앞서, 개선을 위한 의견임을 밝힙니다.

어제(4월19일) 경북 경주 소재의 어느 호텔에서 일을 하게 됐습니다.
단기알바의 특성상, 잔일거리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뷔페장에 입장한 손님들이 사용한 빈 그릇을 치우고
모든 손님들이 퇴장하면 집기류(컵, 수저 등. 이곳에서는 '기물'이라 표현하더군요)를 종류별로 나누고
세척된 집기류의 물기를 닦아 정리하는 것이 일의 전부였습니다.
굳이 정리해서 나열해보면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뷔페장, 연회장을 이용하는 사람수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고됨은 있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지배인(정확한 이름과 직책도 알지만 통상적인 호칭으로 표현하겠습니다.)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말을 걸었습니다.(편의상 두 지배인을 A와 B, 저를 C로 정하겠습니다.)

A: 너는 몇살이니?
C: 네. 29입니다.
A: 어이쿠, 내가 실수를 했군. 미안해.
C: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A: 우리 일이 짧은 시간에 많은 요구를 처리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반말을 쓰는게 습관이 되서 그랬어.
C: 그렇군요. 괜찮습니다. 그럴수 있죠.

B: 너는 몇살이니?
C: 네. 29입니다.
B: 아, 그래? 내가 서른이 넘었으니 반말해도 기분나빠 하지마.
C: ...

두 대화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A지배인과의 대화는 뷔페장에서, B지배인과는 창고라 불리는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두 대화에서 차이점이 느껴지십니까?
정규교육과정을 무리없이 소화했다면, 기본적인 인성을 지녔다면 이해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B지배인이 대화를 끝낸 후 자리를 잠시 떠났을때 그곳의 직원D에게 물었습니다.

C: 제가 잘 몰라서 궁금해서 그러는데, 호텔에서 일 하시는 분들은 원래 욕과 반말을 생활화 하세요?
D: 저희는 아직 말단이라 그러지 않지만 대부분 그러십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으면 정당한 겁니까?
어쩔 수 없으면 당연한 겁니까?
일면식도 없었던 사람끼리 상호 존대는 기본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술자리를 가진 적도 없었고, 형동생 하자 말을 섞은 적도 없습니다.
단순히 나이가 많으면 말을 편하게 해도 된다는건 누구의 생각이고 누구의 방침입니까?
손님들께만 예의를 지키면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단편적이고 일차원적인 사고는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날 함께 일을 했던 알바생4명 모두 불쾌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창고에서의 대화가 지난 후, 어서 근무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을 뿐 누구도 반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감사했습니다.
'직급이 높다고, 나이가 많다고,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하면 받는 사람은 이런 기분이 들겠구나.'
'나는 내 회사에서 내 동료, 내 아랫사람에게는 이러면 안되겠구나.'
하는 배움이 있었기 때문에 언짢았지만 화를 내진 않았습니다.
내 직장도 아닌 곳에서 화를 내 봤자 저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될 뿐이니까요.

이런 글이 하나 있다고 해서 누가 눈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불편부당함이 쌓인다면
저와 같은 하루짜리 알바생도 느끼는 것을 고치지 않는다면
글쎄요.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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