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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 사장 퇴치기.......ㅠㅁㅠ

iirhe*** 조회 7,803


오늘 3주째 하던 알바를 드디어 그만두던 날이었습니다.

본래는 한 달만 하고 그만 둘 계획이었지만,
변태 사장놈 한방 먹여주고 그냥
자의 반 타의 반 그만두게 되었지요...-ㅁ-;; 허헛..

제가 알바하던 곳은 요즘 길거리에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 샵인데요.
아시죠? 그 얼굴만 빼꼼히 내어놓고 장사하는 조그만 가게...
시급이 3천 원이었거든요. 최저 시급에 못 미치긴 하지만
뭐 그래도 일이 편하고 이력서도 필요 없다 하시고..
하루 여섯시간 하는거라 용돈벌이 삼아 했습니다.

오전은 제가, 오후는 수시 합격한 고3 여자애 하나가 있었구요.
중간 교대 타임은 둘이 같이 1시간 하구요....
정말 고맙게도 손님이 거의 없더군요..

메뉴 목록도 만드는 방법이 적힌 파일이 있어서
기양 거기 적혀있는 대로, 정해진 수저로
커피, 쉐이크 대강 만들어 나르면 되구요...

내내 책읽고, 자격증 공부도 했고...ㅠ
정말, 시급 3천원이 거저 들어오더군요.. 행복한 알바였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치명적 문제가 바로 앞서 제가 말한 변태 사장이었더랬죠..

근데 겉보기에는 40이 훨씬 넘어보이는데,
나이가 스물아홉이라는 이 변태 사장놈-_-이 거치적거려서
진짜 짜증났었습니다.

집안에 돈이 좀 있는 모양이더군요..
한 동네에 책이랑 비디오 대여점도 따로 갖고 있으면서
커피가게도 하나 취미삼아(?)한다고. 가게 잘 봐달라던 걸 보면..

돈만 많으면 뭐합니까...'ㅁ'
입고다니는 옷을 보면 대략 휘황찬란한 메이커지만...

애 밴 임산부마냥 뿔뚝한 배에다가.. 바지는 배 밑으로 걸치고.
땅딸한 놈이 왜 버버리는 그리 질질 끌고 다니는지...;;;

얼굴이랑 머리 또한 한 일주일 안 씻은 꼬라지로
개기름이 줄줄 흐르고...

백도화지에 점 찍어놓은 듯한 깔끔한 눈.......
눈 못지않게 너무도 겸손한 콧대....
세상이 너무도 궁금한지 입 또한 살째기 나와 있더군요.

뭐, 얼굴로 사람 판단하자는 건 아닙니다..
저 또한 물론 남의 얼굴 지적할 입장이 아닌지라...-ㅁ-
다만 그놈의 변태적 습성 때문에 미쳐버린다는 거지요..ㅠㅠ
.
.
.
처음엔 대놓고 성추행, 성희롱은 아니었습니다.

가게가, 좁은 공간 가운데 테이블 하나 놓여있는 구조였는데요.
지나갈 일이 있으면 반대쪽으로 돌아 지나가면 되지,

제가 주문받느라고 뒤돌아 서 있으면 제 뒤로 온 몸을 부벼대면서
그 틈바구니로 온 몸을 접어 접어, 배를 눌러가면서 부비부비..

왜 그렇게 힘들게 지나다니는지.........;; 진짜 기분 더럽더군요.


거따가 알바 끝나는 시간마다 꼭 와가지고 돈을 수금해 가는데,

돈을 건내면 꼭 제 손을 막 온 손마디로 쓰다듬어가면서
떡주무르듯 주물러 대더이다......
집에 들어와서 비누칠 해가면서 손에 묻은 개기름 닦으면서
진짜 돈 몇푼에 이 G-랄랄라를 해야 되는가...
심히 고민했더랬습니다.
그래도 가게 월세도 안 나올텐데 꼬박꼬박 일당 챙겨주니까
이만한 데가 없다 싶어서 더러워도 참고 했지요.

교대 시간마다 한 시간씩 매일 만나는 알바 동생-_-과
변태사장 뒷담화에 열이 올리던 하루하루였습니다..
.
.

그렇게 2주 반 알바하는데, 결정적 사건이 터졌습니다.

사장은 매일 교대시간, 그리고 가게 문 닫는 시간마다 와서
돈 수금하고 일당을 주고 가는데, 진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죠.

알바 동생이 그날따라 학교에 일이 있어서 늦는다 했거든요.
저한테 문자가 와서 전 다 알고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는데
사장이 어김없이 나타나더니,

"어?? 얘 어디갔냐?? " 하고..... 알바 동생을 찾기 시작하더군요.


'학교 일 때문에 늦는다'고 제가 분명히 전했는데도
못 들은 척 생난리를 떠는겁니다.

가게가 바쁜 것도 아니고 굳이 없어도 되는 아이를
막 이름 불러가면서 유난 떨면서 생난리를 치는데,
속으로 진짜 '별 미친놈 다 보겠네..' 싶었습니다.

뭐 거기까진 좋습니다. 공짜로 사람 쓰는 것도 아니고
돈 주는건데 기분나쁠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그런데 지켜볼수록 행동이 가관이었습니다...

"야야 영희(가명입니다-_-) 전화번호 불러봐라.. 얘가 왜이래?"

하더니 학교에 있다는데도 전화통에 불이 나도록 전화질을 하더군요.
한 열댓통 전화하고, 음성을 세 번 남겼을겁니다.
한시간 사이에요.....

음성 내용이 가관이었죠.

"야! 영희!!!! 옵빠 지금 가게야. 너 안온 거 다 알고있어.
안 이러던 애가 왜이래애~~~? 혼난다 정말!!"

"영희야, 오빠야. (오빠는 무슨.-_-;; 오빠라고 부른 적이 없는데도)
너 교대 시간 끝날 때까지 안오면 오빠한테 야단맞어?"

완전 느끼만발 목소리로 '오빠가~', '오빠는///'...

참 나...-ㅁ-;


제가 영희 올 때 까지 가게 보고 있겠다고 하는데도
완전 신나서 전화질하고 난리더군요.

그 때 그 벌겋게 달아올라서 약간 신난 듯 하던 얼굴을 생각하면
지금도 토 쏠립니다...

그러다가 알바 타임에 40분 늦게 영희가 나타났을 때ㅡ,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_-;;

들어오는데 입구를 턱 막고 서가지고는 '너 진짜 야단맞어~!!'
그러더니, 어린애 때리듯이 다 큰 여자애 엉덩이를 치는 겁니다.;;
정확히 두 대......

이런 말까지 하기 좀 민망하지만
'철썩!' 소리가 났거든요... 그러고 완전 침묵....


영희가 얼굴이 벌게져서 '하.. 참 나, 기가차서..'하고는
그대로 나갔죠.

사장이 '어? 쟤가 왜저래...' 하더니, 제 얼굴이 굳은 걸 보고는
그냥 영희 찾으러 나가는 듯이 하고는... 안 오더군요.

저도 완전 벙찌고... 태어나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알고 그랬던 모르고 그랬던 간에 이건 명백히 성희롱이잖아요..

평소에도 쌓이고 쌓였던 게 터져서 진짜 경찰에 신고할까 싶더군요.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서 결국은 그냥 넘어갔지만요..

그날 저녁까지 제가 알바하고, 가게문 닫고 나가면서
영희한테 전화를 걸어서 한시간이 넘도록 욕지기를 했습니다.

고3에 한참 감수성 예민한 여자애를 그래도 되는겁니까...
.
.
.
그 다음날에는 사장이 수금하러 오지도 않더군요.

제 휴대폰으로 전화만 걸어서, 영희 어찌됐냐 잠시 묻는 척 하더니

'오늘은 바빠서 못간다. 수금 관리 잘하고,
다음 알바 구할 때 까지 오후 타임도 부탁한다.' 라고.

결국 저도 이틀 더 하고, 사장한테 전화 한 통 걸어서
'오늘부터 못 나가요' 하고 때려치웠습니다.


그러고 오늘 오전에 사장이 운영하는 비디오방 앞에 가서
영희랑 대놓고 다 들리도록 욕질을 한바탕 했습니다.

영희가 절 만나서는 울고불고 하는데 제가 다 열이 받더군요.

둘이 손잡고 비디오방 있는 건물에 가서,
비디오방 입구쯤에 서가지고는,
'저기 주인 변태새X 아냐, 왜 다 큰 여자애 엉덩이를 만지냐?'
'진짜 더럽게 추근덕거리더라. 젊은놈이 그러니까 여자도 없지.'
'진짜 징그럽다...'

어쩌고 저쩌고...

비디오 빌리러 온 사람들이 벙쪄서 눈치보고, 힐끔거리더군요.

사장은 얼굴 빨갛게 달아오르고........
한참 있다가 지가 지 발로 나와서
못 들은 척 입구 문만 닫고 가더군요.
그래봤자 욕하는 소리는 다 들렸겠지만요.


소심한 복수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더는 뭘 어쩌겠습니다.

저도 처음엔 있는대로 열 받아서,
'영희야. 신고해서 합의금 챙겨라. 나쁜놈...' 어쩌고 저쩌고.
온갖 욕지기를 했지만. 결국 그게 한계더군요.
어차피 다른 동네 사람이니까, 다신 보지 말자 한거죠...-ㅁ-;;
.
.
.
나름 야무지다 생각했지만
저도 결국 바보같이 어린 여학생일 뿐이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전에 대놓고 경고할 걸 그랬단 생각도 들어요.

요즘 아무리 성범죄가 무섭네 어쩌네 해도.
대놓고 치근거린 게 아니면,
사실 조금의 신체접촉으로 기분이 나쁘다는 것으로만은
성희롱죄 성립이 어려울 수 있다고 해요.

전 비록 이렇게 소심한-_-복수로 끝을 맺고 말았지만,
만약 지금 이 시간에도 기분나쁜 대우를 받고 있는 여학생이 있다면
그냥 표정만이라도 굳히고,
단호하게 기분나쁜 내색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처음부터 단호하게 싫은 내색이라도 했다면
그 지경으로 변태짓거리를 하진 않았을 지도 모르죠..

줄줄이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소녀 가장이 아닌 이상,
알바는 짤려도 굶어죽는 것도 아니고, 갈 데가 있는거잖아요..-ㅁ-;;


여자 알바생 여러분들!

우리 힘내서 더 당당해 집시다.....!!
서로서로 돕고, 솔직하게 정보 교환해서 우리 스스로 대우 받자구요.


이 못난 저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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