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데없이 긴 글 주의
교보 핫트랙스 신나라 같은 대형 매장 알바는 아니고
LP CD 다 판매하는 어디레코드라고 딱 찝어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보고 찔리는 사장 있으면 그거 님 얘기 맞습니다.
여기 보기는 할라나?
결론부터 말해서 어제 알바 짤렸습니다. 때려쳤다고 해야되나?
제가 금요일 아침에 갑작스럽게 급체증상이 생겨서 도저히 몸을 움직일 여력이 안 생기더라고요.
아침 9시였나 그 쯤 됐었는데 아침부터 설사에 구토에 보통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열도 심한 것 같고 현기증에 두통까지 겹쳐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2시간 동안 쉬지않고 토하고 나니 약간 낫더군요.
그래서 오늘 알바를 도저히 못 가겠다 생각해서 사장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파서 못 나갈 것 같다니까 약 먹고 좀 있다가 나오랍니다.
그런데 제가 뭐 급체를 예상하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소화제가 없더군요.
병원에 갔습니다.
진료를 받아보니 급체에 열이 38.8도나 나왔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알바 가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그런 몸에 무슨 알바냐면서 화를 내시더군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온 뒤 다시 전화를 드려서 오늘은 도저히 못 나가겠다고 정중하게 말씀 드렸더니 하시는 말씀이 어떻게든 기어 나오랍니다.
특히 금요일에는 할 일도 많은데 니가 왜 쉬냐면서 무조건 나오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금요일에 할 거 없습니다.
그냥 평소 업무에 앨범 사진찍는 일이 추가되는 차이만 있을 뿐인데?
혼자 사진도 못 찍어서 아픈 알바 질질 끌고 나와서야 되겠습니까?
아무튼 도저히 나갈 상황이 안된다고 열도 많고 어쩌고 저쩌고 설명을 했더니 있는 짜증을 다 부리면서 알았다고 그냥 뚝 끊더군요.
뭐 이때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냥 뚝 끊고 버리는게 짜증은 났지만요.
그런데 저녁 7시 반?
이 쯤 되서 사장에게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그 때 저는 탈수때문에 뻗어있다가 겨우 회복한 상태였죠.
여기서 사장이 저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요?
아픈데 괜찮냐는 얘기는 단 한마디도 못 들었습니다.
오늘 푹 쉬고 내일 나오라는 얘기도 못 들었습니다.
"니가 지금 개념이 있냐 없냐"
"매일 새벽까지 잠 안자고 오락하더니~"
등등.
알바 없이 혼자 사진찍어서 많이 빡치셨나봅니다.
제가 아픈걸 알고도 온갖 성질을 다 부리면서 죄지은사람 마냥 대하길래 짜증나서 그냥 때려쳤습니다.
뭐 성격적인 부분 말고도 문제가 좀 많죠.
알바생한테 자기 정치관을 강요해서 정치적으로 세뇌시키려고 한다던가
알바가 하는 얘기는 쥐뿔도 안 듣고 지멋대로 해석해서 이상한 이미지를 만든다던가.
순수 예술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좀 하대한다던가.
제가 게임 공모전 준비한다고 딱 한번 새벽까지 안 잤다고 말 했더니
그걸 매일 게임한다고 잠 안자는 걸로 해석해 버리더군요.
그래서 절 무슨 게임 중독자처럼 보던데 기분이 아주 안 좋았습니다.
지금 보니까 새 알바 구하고 있던데 시급도 올렸네요?
난 5200원이었는데 지금 보니 5500으로 올렸네.
아무튼 일은 편합니다.
사장이 자뻑이 좀 심하고 아픈 사람한테 성질을 부려서 그렇지.
일은 편합니다.
일만 편합니다.
6개월 동안 단 한번도 아프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손님이 나간 후에 뒷담 까는 걸 잘 들어줄 수 있는 사람
일만 편하면 윗 사람은 별로 신경 안 쓸 자신이 있는 사람
정치관이 진보성향인 사람
투잡 말고 이 일에만 올인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한번쯤 지원해 봐도 괜찮겠네요.
사장님 부디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튼튼한 알바 구해서 만수무강하세요.
뭘 잘못 먹으면 체할 것 같은 알바는 절대로 뽑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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