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회초년생 20살이고 알바는 두 번째임.
식당 알바, 홀서빙은 처음! 주말 오전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토요일은 오후(마감)타임 해달라 그러고 시급은 수습해서 최저인데 하는 거에 따라 수습 끝나면 더 준다고 했음.

혼자서 오픈 때 알코올 밀대로 다 바닥 밀고 물 밀대로 한 번 더 하고 책상 다 두 번씩 닦고 수저 휴지 다 챙 고 버너도 확인하고 태블릿 보조 배터리도 바꿈.
손님 그러다 들어오시면 24개 테이블을 다 보고 중간 중간 시간 맞춰서 불 조절과 2분 정도 저어드려야 하고 바쁠 땐 주방 언니 도움 받아서
배달도 세팅하고 내가 음쓰까지 버리러 가야하는데

오후 때는 비슷하지만 정반대의 일을 해야했음.
따로 설명도 없으셨는데 어떻게 알겠음? 오전 때처럼 하면 된다고 해서 똑같이 하고 있었는데
밥통 정리하는 것도 카운터에서 태블릿 배터리 확인하라는 말도 영수증 다 드려라는 말도 오전엔 없었는데 갑자기 혼내듯 왜 안 하냐, 평일 애들은 혼자 다 잘하던데
그러심. . 억울한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돈 버는 일이 다 어렵지 다 이렇게 살 거야 하고 참고 넘김.

하지만 그러다 다음 날 일이 터졌음.
갑자기 손님 입장 할 때 인원수를 묻지 말라는 거임.
원래 체계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상태인데 막 바뀌다 손님이 우르르 몰렸음. 혼자서 동시에 손님들 모셔야 하니 바빠서 주문서대로 공기밥이 나갔는데 손님이 한 분 더 계셔서 아 내가 잘못 봤나보다 하고 하나를 더 드려버림.
근데 사모님께서 인원수 대로 안 했잖아. 이게 말이 되냐 이러고 알바 안 해봤어도 이걸 실수할 수가 있나? 내가 어이가 없다. 이러면서 답답해 하시길래 엄청 죄송해서 계속 사과 드리고 굽신거렸음.
사장님께도 따로 말씀 드려서 죄송하다 하고 테이블 다시 확인하는데 원래 없던 분이 더 오신 상태였음.
3명이었는데 공기밥 세팅할 때 4명이었고
마지막 확인 땐 갑자기 5명이 된 거.
인원수 초반에 물어보는 거 안 없앴으면 실수 할 일도 없었을 텐데 하긴 했지만 그래도 죄송해서 공기밥 1000원내가 드릴까 했는데
음쓰 버리고 오니 한 시간 일찍 보내는 거임.

여기서 일찍 간다고 좋은 게 아니라 계약상 6시간인데
1시간 10030원을 버리는 거임.
근데 10030원이랑 1000원이랑 같냐고 ㅋㅋㅋㅋ
진상 사장님이 두 번째인데
개고생하고 만난 두 번째라 그런지 사람의 속내를 너무 잘 읽을 수 있게 됨.
그래서 이젠 진상 사장이 진상짓 부리는 게 너무 웃겨서 어디까지 하나 함 보자 하는 마인드로 하고 있음.
쿨하게 넘겨도 빡치긴 해서 걍 다른 곳 갈까 하다가도
손님들께서 리뷰에 직원이 친절하다는 글들 쓰신 거 보면 또 바보같이 풀려버림 ㅋㅋㅋㅋ 참 단순하지. . .
사모님 사장님 둘 다 참 잘 만나신 것 같다.
일 할 때 안 먹으면 쓰러진다고 점심만 주시는데 맛이 짜고 없어도 손이 크셔서 그래도 예의상 3번 이상 퍼먹어야 함. 내가 또 기분 푸시라고 사모님 왤케 요리를 잘 하세요?! 하고 칭찬해 드리면 옆에서 사장님이 요리 못 하는데 그러심. . .ㅠ

심지어 첫 날에는 개인적으로 무슨 일 하는지 물어보더니 영수증 리뷰 이벤트 써달라 하셔서 먹어보지도 않았지만 굉장히 부탁하시길래 정성껏 써 드렸음.
그래도 답글도 다셨길래 저 달았는데 아셨어요? 하니
아무 말 없고 어 그래? 시큰둥하심. . 구라로 쓴 거라 안그래도 찝찝했는데 확 지워버릴까 ㅋㅋㅋㅋㅋㅋ

알바를 하며 느낀 점!
회사원들의 그 특유의 미소를 보면 어딘가 텅 빈 느낌이 들었는데 나도 이제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무량공처한 마음으로 웃으며 일해야겠음.
다른 게 아니고 그게 사회생활인가봐.

죽고싶은 정도는 아닌데 딱 죽기 직전까지 고되다 느껴지는 일. 내가 가는 곳마다 알바가 있었고 다들 그런 일을 하면서 힘겹게 살고 있겠지? 언제 어디에 있든 힘내자. 일 구하기 전엔 안 구해져서 괴로운데 구하고 나면 일이 괴로워. 처음엔 그 어떤 빡센 일이라도 다 할 수 있으니 제발 나 좀 뽑아주셨으면. 돈 벌고 싶다. 하는 마음으로 뭐든 다 지원하는데 하고 나면 진짜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다. 몸이 아플 정도로 일하는 거에 비해 버는 게 적은 느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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