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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껏 해온 알바들중 가장 어이없고 아찔했던 알바..

kd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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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좀 깁니다. 나름 스펙타클했던 일이라...ㅋ



저는 부산 해운대에서 살고 있습니다.

근처에 벡스코가 있는데 벡스코와 집과의 거리는 도보로 10분거리밖에 되지않아서

벡스코에는 매일 행사가 있으니까 차비도 안들겠다, 일거리도 있겠다

그래서 거의 알바를 벡스코에서 많이 했는데

이번 여름방학동안 무슨 알바를 해서 생활비를 벌어놓을까 하다가

벡스코에 실외워터파크를 2달넘게 한다는걸 알고

2달동안 한곳에서 계속 알바하자 싶어서 알바지원했습니다.

행사 오픈 10일전부터 기구 설치, 청소, 운반 등등 노가다 일부터 했는데

처음 5일동안 에는 3~40분정도 일하고 2~30분정도 쉬니까 '아 이거 참 꿀이구나' 싶었는데

다음 5일동안은 땡볕에서 운반하고 수세미로 닦고 또 닦고.. 비오는날엔 우비입고 일하고..

사실 이런건 큰 문제가 없었는데요

말이 워터파크지 사실 유치원생들, 초등학생 같은 어린애들을 상대로 한 물놀이장인데

에어바운스 기구들을 어디서 버려진걸 줏어왔는가 상태가 완전 메롱인겁니다.

주먹이 들어갈만한 구멍이 4~5개 뚫려있는건 기본이고 더럽기도 엄청 더럽고..

이래 기구들이 상태가 안좋은데 다 닦고 바람도 넣은 수영장 풀에다가 물을 받으니까

이게 얼마 못버티고 무너져버리고.. 그래서 윗사람들이 모래주머니를 60개정도를 주문해서

그걸 수영장 무너진쪽에다가 받혔는데 효과있다고 생각하고 모래주머니가 마음에 들었는지

600개를 대량주문하는겁니다.. -_-

물론 그 모래주머니는 우리 알바생들이 옮기는데 군대에서 기지방호벽 만드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이게 너무 힘든겁니다. 시급 5000원받고 이런 생노가다 일을 하기엔 너무 시급이 짠겁니다.

그리고 오픈이 2일밖에 안남았는데 아직 일이 태산같이 남아서 밤 10시까지는 기본으로 남기는데

이것도 시급 5000원으로 치는것 같아서 이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노가다판에 나가도 이것보다 훨씬 돈 더받는데 이건 도대체 뭘까 해서

우리 알바생들이 전부 다가서 대표한테 얘길했습니다. 일이 너무 힘들다. 6시 이후로 일하는건

1.5배로 시급쳐달라, 시급 6000원으로 조정해달라... 오픈전에 일한 10일 인건비는 바로 입금해달라..

대표한테 건의를 했는데 자기가 바로 어떻게 할수있는게 아니라며 (이렇게 건의 하기전에도 서너번 계속 얘길 했었는데 그때마다 대충대충 대답하고 그냥 넘어감)

일단 쌓여있는 모래주머니 몇백개를 옮기자고 하는데 '아 진짜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때 옆에서 듣고 있는 실장이 그러더라구요, 일하기 싫은 사람은 내일부터 나오지말라고.

그래서 10명 넘는 우리 알바생들. 다음날 전부다 출근안했습니다. 나름 파업을 한건데요.

대표하고 이사하고 실장 이사람들 우리가 왜 출근안하는지 이유를 모르더랍니다 ㅋㅋㅋㅋ..

근데 거꾸로 그쪽에서 이런식으로 나오더라구요.

'너희가 안나온날 일 진행이 안되서 거기에 따른 피해보상 청구를 할수 있는데 그렇게 하기엔

좀 그렇고 안나온날에 대해서 뭐라 안할테니까 다음날부터 나올사람은 나오라고.'

이대로 있다가는 당하겠다 싶어서 협상을 해야겠다하고 그다음날 출근했습니다.


다음날 가서 이래저래 얘기했더니 얘기가 잘됬습니다. 6시 이후로 일한건 1.5배 쳐주고

10일 일한 일건비는 따로 바로 입금해주겠다고. 시급도 6000원으로 조정해준다더랍니다.

그래서 잘됬다싶어 그날 바로 일했습니다.

일마칠때쯤 사무실로 올라오라더군요 정산하러.

사무실에 갔더니 투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정산표를 주는데 6시 이후로 1.5배는 다행히 쳐졌는데,

시급 6000원으로 조정했다더니 5000원 그대로였습니다.

얘기했더니 투자자 자기는 그런얘기 못들었답니다.

같이 알바했던 애들 대부분 인건비를 따로 입금해준다고 하니까 더러워서 그냥 나간다 하면서

그자리에서 바로 그만뒀고 저를 포함한 몇명만 계속 그 행사에 일하기로 했습니다.


행사 오픈은 했는데 장마가 끼고 해서 손님들이 당연히 오지않았습니다.

그리고 행사준비기간동안 일했던 인건비를 바로 입금해준다고 하더니 입금이 안되는겁니다.

도대체 뭐지 했는데 그만둔애들 빼고 저를 포함한 몇명만 남은 우리 알바생들부터 먼저 입금해주고

나머지 애들은 2주쯤 뒤에 입금해줬습니다. 입금됬으니 그만이지 싶겠지만

이게 돈에 관련된것이라 민감한데 계속 저쪽에서 말을 바꾸니깐 짜증이 나는겁니다;;


이제 본격적인 일이 시작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에어바운스 기구들이 상당히 상태가 안좋습니다.

진짜 더럽게 안좋습니다. 시시때때로 수영장이 터져서 수영장 안에 있는 물이 다 빠져나가버리고

미끄럼틀 기구들 역시 몇번 타다보니 찢어지고 무너지고..

사실 어린애들이 와서 노는데 물놀이장에서 미끄럼틀은 타줘야 좀 놀았구나 싶은데

막상 워터파크라고 해서 와봤더니 미끄럼틀을 제대로 타지도 못하고 물은 더럽고..

제가 알바로 직원으로 안전요원으로 들어와서 일하고 있지만

놀러오겠다고 하는사람이 있으면 이곳으로 절대 놀러오라지말라고 적극적으로 말렸을 정도로..

차라리 그돈으로 뷔페가서 맛있는거 많이 드시라고 말할정도로 진짜 별로였습니다..

이런 행사가 사실 입소문이 정말 중요한데

직원인 제가 봐도 부끄러울 정도의 행사인데 손님들이 보기에는 어떻겠습니까.

당연히 입소문은 안좋게 흘러갔고 날이 가면 갈수록 손님이 줄었습니다.

여름방학이니깐 주말에 몇백명씩 몰려오긴 했는데 그게 끝이었고

방학이 끝나니까 평일에는 20명도 안옵니다.. 그마저도 초대권으로 들어온 사람들..;

이 행사 어떻게 됬을까요?

당연히 적자입니다. 적자 오브 적자.. 손해가 엄청나죠.

근데 하나 걱정이 생겼죠. 적자가 너무 심하게 나는 바람에 우리 알바생들 인건비는 챙겨줄수 있을까..

반은 걱정됬지만 또 반은 걱정을 덜했던게

벡스코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행사인데 알바비 안주고 잠수타는게 쉽지는 않을것같고,

거기서 일한 종사자들이 30명이 넘는데 안주고 넘어가면 일이 커지니까..

어떻게든 돈은 들어오겠지 싶었습니다.

저는 7월초부터 9월초까지 행사를 했는데

저는 6월 말 행사 세팅부터 시작해서 8월 중반까지 일했습니다.

6월달에 행사준비 인건비와 7월달 행사 인건비는 다받았었는데

8월에 일한 인건비는 9월5일에 입금될거다해서 기다렸는데 입금이 안되는겁니다..;

팀장형한테 들어봤는데 손해를 봐도 너무 크게 손해를 봐서 잘못하면 대표가 잠수탈수도 있다고 해서

노동청에 가야하나.. 싶엇습니다.

다른알바생이 그 대표하고 톡했다고 해서 톡한 내용을 보여줬는데 10일에 입금해주겠다고 해서

10일까지만 기다려보자 하고 기다렸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10일에 돈이 들어왔습니다.

원래 들어와야할 돈에 만원이 비드라구요.

다른애들 보니까 어떤애는 8만원 비고.. 어떤애는 5만원 비고...;

잠수안타고 돈을 넣어준게 어딘가 싶어서 그냥 아무말 안하고 감사히 받았습니다.


다시는 그런 행사 알바는 안할려고 합니다.; 안그래도 돈문제에 민감한편인데

약속한날짜에 바로 돈 안들어오고.. 결국은 다 받았지만...ㅋ



행사하는동안 크게 일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한여름에 실외에서 일하니까

햇빛아래에 있는게 참 고역이었습니다.;

애들 상대로 일하는것도 어지간히 힘들었고.. 재밌을때도 있긴 있었습니다.ㅋ

위에 말한 내용 말고도 다른것들도 정말 많지만

지금도 글이 긴데 더적으면 피곤할것 같아서 이정도로 줄입니다..ㅋ


결론은 경험삼아서 할만하다. 행사분위기를 봐서 적당할때 빠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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