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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알바 힘들어서 넋두리 좀 해보렴니다.

clin*** 조회 17,524

저는 지금 휴게소에서 3개월째 수습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음달이면 정직원으로 올라가서 월급이 17만원 올라갑니다.

제가 이 일을 선택한 이유는 한가지였습니다.
휴학 기간 동안 많은 돈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죠.
숙식 제공에 한달에 4회 휴무 12시간 근무로 시간은 길었지만 나름대로 저의 생각과 맞아 들었기 때문에 선택했죠.

일하는거 겉으로 보기에는 쉬워보였습니다.
그냥 카운터에 서서 식권만 끊어주면 되거나 편의점에서 물건 계산해주고 커피 따라서 주면 되는것처럼 보였으니까요.

실전 투입.
장난이 아닙니다.
저도 왠만한 알바 다 해봤지만 이렇게 힘든 알바는 처음입니다.
우선 12시간을 꼬박 서있어야 한다는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거 보다 더 힘듭니다. 다리가 퉁퉁 붓고 아파서 항상 베게위에 올려 놓고 자야했습니다.
쉬는 시간은 12시간 근무하는 중 고작 1시간.
점심시간 30분, 저녁시간 30분입니다.
자리도 비울수가 없습니다.
화장실 한번 가는 데도 옆사람에게 말하고 카운터 좀 봐달라고 부탁을 해놓고 가야 합니다.

식권대에 서 있으면 하루종일 마이크에 대고 사람이 들어오고 나갈때 마다 어서오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를 외쳐야 됩니다. 하루에 드나드는 객수만도 몇천명이 되는데 말이죠.
주방이모들이 자리를 비울 경우엔 뛰어가서 라면도 끓이고 우동도 끓여야 됩니다.
햄버거 생과일쥬스 샌드위치 코너엔 아예 직원이 없어서 인원도 부족한 캐셔들이 뛰어가서 갈아대고 썰어대고 해야합니다.
그 넓다란 매장에 많은 의자와 테이블(4인용 테이블이 무려 50개입니다 의자는 200개가량) 을 하루종일 닦아야 되고 바닥도 계속 지저분해지지 않게 닦아야 합니다.
식수코너에서 컵도 떨어지지 않게 계속 채워야 합니다.

편의점에 있으면 하루종일 혼자서 400만원 가량의 물건을 팔아야 합니다. 담배숫자가 안맞으면 개인돈으로 매꿔넣어야하구요. 손님이 없을때는 목장갑을 끼고 창고에 들어가서 물건을 가지고 나와 빈자리를 채워야 합니다. 여자가 혼자서 그 넓은 매장의 물건을 다 채우고 있다면..중간 중간 손님이 들어오면 또 뛰어가서 계산을 해줘야 합니다. 바닥이 더러워지지 않게 밀대로 계속 닦아야 하고 봉투값이 비싸다느니 왜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술을 안 파느니 술취해서 떠들어 대는 어이없는 고객들과 싸워야 합니다. 20원짜리 봉투를 10원으로 깍아 달라더군요.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커피 코너 다른 곳보다 좋아 보였으나 직접 해본 결과 장난이 아니더이다. 하루종일 손에 물마를 시간이 없고 앞뒤로 열려 있어서 앞뒤에서 이거 달라 저거 달라 하면 허리필 시간이 없습니다. 요새는 더워서 아이스 종류가 많이 나가는데 얼음 푸려고 삽질을 하루종일 있었더니 근육통이 생기더이다. 커피 떨어지면 또 타고 또 타고 에스프레소 내리고 우유 데우고 뜨거운 물에 데이기도 여러번 후우~~~

그나마 한자리에 계속 있을수 있는 날은 행운이었습니다.

항상 장사가 안된다며 사람을 안 써서 중앙포스 편의점 커피코너 3군데를 2명이서 보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런 날엔 한자리에 서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중앙 포스로 뛰어갔다가 커피로 뛰어갔다 편의점 갔다 하루 12시간 일하는 동안 계속 뛰었습니다. 손님들은 왜 자리 안지키냐고 소리지르고 거기다가 그 와중에 샌드위치도 싸야 합니다.
돌아버릴거 같습니다.

더 심한건 야간근무때에는 더 매상이 안나온다며 그 넓은 매장 계산대 3개에 한사람만 씁니다. 혼자서 삼각형을 그리며 뛰어다닙니다. 요새는 식당이모들도 뛰어나와서 계산해 주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야간 근무는 쉬는 시간도 없고 편의점 물건도 채우고 매장도 쓸고 닦고 코너에서 오이 당근도 썰어야 됩니다.

그나마 기숙사는 좋았습니다. 지은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넓고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추위에 채 가시지않은 이른 봄날 기름값이 많이 든다며 난방을 끊어버렸습니다. 12시간씩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냉방에서 잤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자 온수마저 끊어버렸습니다. 피곤한 몸으로 냉방에서 자고 찬물로 샤워했습니다. 너무 추워서 커다란 양동이에 끓인 물을 들고 올라가서 씻었습니다. 거의 한달을 부탁해서 전기장판이랑 순간 온수기 달았습니다. 순간 온수기 용량이 작아서 많은 사람들이 쓰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전기장판 위에서 자고 나면 온 몸이 쑤시지만 추운거 보다는 나으니까 사용중입니다.

사람들은 힘들어서 계속 나가고 제가 일한 3개월동안 무려 5사람이 나갔습니다. 왜 3개월 수습이라고 했는지 알꺼 같더군요. 대부분 3개월 못채우고 나가거든요. 자리가 비면 빈데로 대충 일하게 합니다. 사람도 안채워주고 그러면서 인사를 제대로 안하니 똑바로 안서있다니 90도 직각으로 인사하랍니다. 바쁜데 그러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는지..

너무 힘들어서 영업주임까지 병가내고 나가서 연락두절 상태입니다.

대단한곳입니다.

휴게소 정 가고 싶다면 이런곳 말고 직원수 많은 곳으로 가십시오.
그렇게 많은 양의 일은 해내는건 너무 힘듭니다.
다른 휴게소도 이런지는 저도 처음이라서 잘 모르지만 이정도는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해야 할지 그만둬야 할지.....ㅡㅋ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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